안녕하세요, 루나입니다.
얼마 전에 소개해드렸던 라울 뒤피의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라울 뒤피의 최고 전문가이자 퐁피두센터 수석큐레이터인 크리스티앙 브리앙이 엄선하여 기획한 특별전으로 전시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는데요, 저도 드디어 시간을 내서 다녀왔네요.
이번 라울 뒤피의 전시회에서는 인상주의의 영향을 받았던 초기의 풍경화들을 비롯해 120여 점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작품들은 모두 퐁피두센터의 소장품이라고 합니다.
라울 뒤피의 초기 작품부터 대표작인 <전기요정>과 더불어 이번 전시회는 작가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아뜰리에에 보관해 두었던 걸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보여드릴 수는 없지만 회화, 조각, 드로잉, 판화 등 다양한 분야에 걸작을 남긴 라울 뒤피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니 예술에 대한 그의 도전정신과 넘치는 열정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1937년 파리 만국박람회에 출품한 <전기요정>은 가로 60m, 세로 10m의 초대형 작품이었었는데, 250개의 합판 패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유화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전기가 발명된 것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초대형 작품에는 전기의 발명과 관련이 있는 역사적인 인물 100여 명이 담겨 있는데요, 그중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퀴리 부인, 에디슨, 벨 등도 있다고 하네요. 형태가 워낙 자유분방하다 보니 누가 누구인지는 전혀 알아볼 수 없었지만 말이죠.
이번 전시회에서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던 <전기요정>은 수많은 전기요정 연작 중에서 라울 뒤피가 직접 과슈 채색한 단 하나의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석판화로 표현한 작품이라 규모는 작고 자유분방한 드로잉으로 인해 형태는 선명하지 않지만 라울 뒤피의 다른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외곽선을 진한 선으로 처리를 해서 형태를 잡아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색감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작가를 설명할 때 화려한 빛과 색으로 기쁨과 환희를 표현했다고 되어 있었는데, 작품을 보면 왜 그런 표현이 쓰였는지 바로 이해가 되실 거예요.
유일하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작품이라서 그런지, 감상할 수 있도록 의자가 놓여있어서 그런지 관람객들이 가장 오랜 시간을 머문 장소이기도 했지요. 6월에는 월, 화, 목, 금, 이렇게 주 4일 11시와 1시 하루 두 번 도슨트 투어가 무료로 진행된다고 하니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적극 참여해 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굿즈들이 준비되어 있어서 꼼꼼히 둘러보다가 마침 필요했던 마우스 패드와 엽서를 기념으로 구입했습니다.
가격이 조금 비싸기는 했지만 이번 전시회가 아니면 만나보기 힘든 굿즈들이니까요..ㅎ
이번에 알게 된 사실인데 파리 3대 미술관 중 하나인 퐁피두센터를 건축한 리처드 로저스가 파크원을 설계했는데, 파크원 안에 더현대서울도 포함되어 있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컬러풀한 건물 철골을 외벽에 그대로 드러내서 파격적이다 못해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졌던 퐁피두센터와 더현대서울이 비슷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라울 뒤피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퐁피두센터를 설계한 리처드 로저스, 그런 그의 생애 마지막 프로젝트였던 파크원의 더현대서울에서 라울 뒤피의 전시회를 보게 되다니 뭔가 남다른 감상이 느껴지네요.
예술이라는 건 확실히 현장에서 느끼는 생생함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 다녔던 몇 번의 전시회에서도 인스타그램 사진이나 전시 소개 동영상에서는 느껴지지 않던 작품의 질감과 색채가 너무나도 선명하고 강렬하게 전달되었죠. 도록이나 화면으로 보거나 CD로 듣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걸 느꼈습니다. 이번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전도 9월 6일까지 여유 있게 예정되어 있으니 기쁨의 작가라고 불리는 라울 뒤피의 많은 작품들 소게서 행복한 멜로디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 예술적 경험을 만끽하고 있는 루나였습니다.